고갯마루 / 淸草배창호
달이 밝은 건 어둠이 있기 때문이듯이
삶의 무게 저마다 다르지만
탐욕은 막사발도 아닌데
두루마리처럼 칭칭 감겼어도
여백을 둔 퇴고推敲의 즐거움은
오직 가슴으로 느껴야 하듯이,
아닌 것은 그저 망상일 뿐이다
무엇이 그토록 아까워서 고단한 삶에
애써 멍에를 씌웠는지,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고 하지만
만족할 줄 아는 지혜를 깨우치지 못하였다면
내 상흔의 편린들이
때늦은 회한으로 통곡할 것이다
오늘을 아낌없이 태우는 저 놀은
시공으로 펼친 한 판 승부처럼,
충만의 극치를 향하건만
고갯마루 이르는 능선마다 남긴 아집들은
젊음이 내 있는 줄만 착각하고 있었을까,
오늘에 무엇을 기억하며
무엇을 남기고
또한 무엇을 잃었는지 모르겠다
지는 해,
누구나 한번은 가야 하는 길
능선 가지에 걸린 은빛 세월만 하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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