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悲歌 / 淸草배창호
꾹꾹, 참고 참았던 범람하는 슬픔을
대숲에다 찰지게도 매달고
사방은 칠흑 같은 오열이 외등처럼 걸려있다
누울 자리와 일어설 때를 몰랐기에
꿰맞출 수 없는 반추反芻하는 지난날이
하나같이 후회의 연속이다
억지로 안되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지만
속 뜰에 이미 빗금을 그어 놓았는데
가지런해야 할 말은 요행을 바랐고
쉬어 가야 할 문장은 여백 없는
치장에 본분의 길을 잃었다
저무는 석양은 핏빛으로 물들였는데
잡을 수 없는 것을 뜬구름이라 했던가
소유할 수 없는 딱, 그만치이건만
미망未忘 에 휘둘려
밤새 심금을 타는 저 빗소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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