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람 / 淸草배창호
이른 봄에나 있을 법한 매서운 바람이 일어도
겨우내 움츠린 돌 개천이 기지개를 켤 때면
어김없이 봄비가 추적이고
언덕배기에는 가지런한 풀물 바람이
들불처럼 일고 있다
환장할 만한 이 봄에도
청하지도 않은 불청객이 있으니
봄눈을 뒤집어쓴 마른 갈대처럼
어깨걸이 햇살이 펴질 때마다
가지마다 망울 터뜨린 봄의 선율에
속살을 들여다보는 꽃바람,
저버리지 아니한 설렘의 움틈이 자지러지고
아직도 떨쳐버리지 못한
멀주거니 시린 겨울을 체감하듯
느슨해진 틈새 사이 봄바람의 일침이래도
이미 내 안에 봄은 꽉 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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