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 淸草배창호
바람은 불어야 바람이란다
살갗에 닿는 의미는 나날이 다른데
망울망울 온통 헤집고 있어
내 안에 움트고 있는
작은 소망 하나 자리 잡았을 뿐인데
내일을 향한 행간을 여닫는 언약에 늘 서툴러
그저 묵상처럼 세기고 싶었다고
독백 같은 한 시절,
결 고운 빛살조차 때 되면
슬픈 이별을 고하는
주고 간 더없는 사랑이라지만
못다 한 미련이 까닭 없이 남아돌아
바람은 소리조차 남기지 않더라
못내 삼키고 말 아낌없이 놓고 가는 안녕인데도
찰나인 환희의 순간을 왜 몰랐을까,
소유할 수 없는 적요한 꽃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詩篇(推敲)詩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은 퇴고로 거듭난다 / 1-17 (0) | 2021.04.12 |
---|---|
귀엣소리 / 1-16 (0) | 2021.04.08 |
그 사람 / 1-14 (0) | 2021.03.30 |
꽃바람 / 1-13 (0) | 2021.03.25 |
홀씨 민들레 / 1-12 (0) | 2021.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