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의 폭주 / 淸草배창호
불볕이 끓어 올라 빗금을 긋는 수은주,
이내 비 오듯 후줄근하게 젖게 한
이상 전선에 천둥이 치고 뇌성이 통곡한다
숙주가 발효에도 기대치를 벗어나지 않는
충족이 필수이건만
작은 것에 연연해하다가
달콤함에 취해버린 후회 막 급한 기운이
숨 막히게 생체의 리듬마저 분탕질해댄다
소나기가 그토록 그립게 하는 건,
선선한 그늘에서 꽃길만 고집했던 습생이
들끓는 풍속의 환경에도 목물에만 매달려
눈 한번 껌벅 일만큼 날로 변해가고 있건만
게슴츠레 딴죽걸기에 익숙한
선택은 늘 대물림되었다
무리를 이룬 이해 상관의 곳간마다
풍선 부풀기로 관습의 틀에만 안주한 생태계가
두 얼굴의 본성은 확연히 불의 고리가 되었다
통념이라는 잣대가 강약의 사이 간에서
되돌릴 수 없는 생경을 흔적으로 남겼어도
비바람이 억척스럽게 쓸고 간 자리에도
살아남기를 바라는 오늘도 해는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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