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도 격이 있다 / 淸草배창호
삶에 한 단면일 줄 몰랐을까마는
냉골처럼 얼어붙은 속내
까칠한 거북 등 되었다
눈으로는 주마등처럼 아스라이 보이는데
잡을 수 없는 게 뜬구름이라 했던가
묵향으로 빚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넘치지도 않고 조금은 모자란 여백이 남아돌아
먼 산, 지척 간에 두고서
사랑이 그리움에 병이라는 걸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어느 시인에 시구를 헤아린다
심산계곡에 흐르는 쉼 없는 사랑처럼
욕심부리지 않은 속 뜰이라 여겼는데
생각이야 뭔들 못할까 마는 아니야!
그리움에도 격이 있다 함을 몰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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