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 / 淸草배창호
경계를 넘나드는 사선에는
윗녘과 아랫녘에 쪽빛만 있는 게 아니다
먹장구름이 난장 치는 변이의 연속이
초승에서 그믐까지 요동치듯 토하고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켰어도
척박하고 곤할 때는
무리별처럼 옹기종기 정감으로
추구하는 사념을 나눌 줄 알았는데
분화된 마음이 얄궂다
빗금으로 빗장을 치지 않았다면
철썩이는 파도만큼이나
포말의 이질적인 가공에
눈이 시릴 지경일 테지만
상실로 분칠한 어둠이 창을 덮은 줄도 모르고
발등만 쳐다보고 너무 멀리 짊어지고 왔었다
밀물과 썰물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어거지가 반세기를 넘었어도
어쩌랴 마디마디 불거진 옹이가 되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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