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초꽃 / 淸草배창호
오뉴월이면 풀물이 절정을 이루지만
시도 때도 없이 헤집고 다니는
억척을 빼닮아 맵시라 할 것도 없이
옥색 대궁에 노란 수실의 무명저고리
꽃이냐고 비아냥거려도
토착을 향한
눈물겹도록 귀화한 세월이
사그라지지 않았기에
이 한철 시절 인연이 다 할 때면
이내 곰삭겠지만 너푼대는
설레발 짓이 지천으로 늘려 있다
저물녘,
지친 하루가 시름마저 잊게 해
산들바람에 찡하도록 스며드는
이국의 이 설음을 어이 할까마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
'詩篇(推敲)詩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곳간의 공허/시.43 (0) | 2020.06.29 |
---|---|
옹이/시.42 (0) | 2020.06.29 |
초하初夏의 싸리꽃/시.40 (0) | 2020.06.29 |
망초꽃 빚어내는 유월이면/시.38 (0) | 2020.06.29 |
글 꽃/시.37 (0) | 2020.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