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初夏의 싸리꽃 / 淸草 배창호
하늘 낯빛 빼닮은 잎새는 나날이 달라
도드라진 보랏빛 자태에
녹우綠雨가 사흘이 멀다 하고 추근거린다
소박한 고샅의 울타리로
정을 나누었든
외딴 두메산골 옹달샘처럼
잔잔히 오늘이 있기까지
참고 견딘 세월이 얼마 드냐,
실바람에
몸 풀듯이 총총히도 앙증맞다
초여름 설은 볕이라 해도
달구어지기는 매한가지인데도
종일토록
꽃술의 유혹에 혼미한 벌,
바르르 눈시울을 적시는
이슥한 해거름이 되었어도
유희를 끝낼 줄 모르니
차마 외롭다는 말조차 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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