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間 / 淸草배창호
외올 베 무명천이라면 어쩌랴
씨줄 날줄로
얽히고설킨 틀에 홍수처럼 쏟아진
추상들만 한껏 양산되었다
비, 바람이 일 때마다
시시비비 옷을 갈아입는
원초적 굴레에 스스로
상한가를 매기는 아우성이 판박이다
어둠에서도 빛을 발하는 건
자질의 영역이지만
밑바닥에서 쌓는 벽돌이 있는가 하면
물의 흐름처럼
속박받지 않는 순리를 잊고 살았다
희비는,
신분이 일궈 놓은 대칭의 고리가
리듬을 타는 거
삶이 고해 갔다는 건,
충족의 문제일 뿐
충만을 염두에 두었더라면
쉬이 교만하지 않았겠지만
정해진 바 없어도
오직 스침이라는 미려는
일상 속에 홀씨처럼 번진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행간을 넘나드는 것도
운신하기 나름이라지만
더불어 존재에 의미를 두는 일이라서
언덕배기에 오직 네, 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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