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帆 / 淸草배창호
한 줌 볕이라도 붙잡고 싶었지만
보채고 달랜다고 될 일도 아닌데
찰지게도 자리매김하고 있는 엄동이
오슬오슬 오한이 들었다
온통 하얗게 성곽을 이룬 서리의 콧대를
지르밟는 아침의 소리,
훨훨 벗어버린 나목이야
소름 돋는 신세를 면치 못했어도
산 꼭지에 내민 오름 볕이
날 선 고드름조차 다독인다
행간마다 번지르르한 호시탐탐이
염치조차 깡그리 뭉갠 냉소의 진상이지만,
어느 하나에도 소중하지 않은 게 없어
시방이 있기까지 파란만장한 포물선을 그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영원한 반려는 없다 하지만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을 보니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참의 정화로
길라잡이 든 징검다리인 것을,
윤회輪廻는 있는 듯 없는 듯 바람을 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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