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석사凝石寺 / 淸草배창호
숲이 하늘을 덮었다
천 년의 숨결 고스란히 이어온 맥,
예나 지금이나 수행의 도량으로
묵묵히 품어 안은 영겁의 세월
억겁의 인연을 심어온
연꽃 같은 바위의 엉킴으로
천년고찰의 장엄함을 잃지 않았으니
삼존불의 온화한 미소가
고풍스러운 침묵으로 말한다
칡넝쿨 싸리 꽃이 소담스런
집현산集賢山,
골 깊은 산바람이 풍경을 치니
화답으로,
늘 깨어 있으라는 울림이
댕그랑!
댕그랑!
정적에 화두를 놓는다
엉킨 바위틈새를 타고
해묵은 이끼를 다듬으며
졸졸, 수런대는 물소리
달빛에 일렁이는 물결 위에
산죽의 스치는 소리만
무념의 사유를 일깨우고 있건만
산사는 일없다는 듯이
깊은 삼매경에 들었다
“경남 진주근교 集賢山에
신라 고찰 응석사(凝石寺)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