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 淸草배창호
밤새 일던 바람 한 점 없는
무심한 이 고요가
묵시적 담합으로
밤새 칼바람 서리 짓에 졸음 겨운
엄동인들 예외가 아니다
가고 옴의 초대장은 없어도
무거운 눈꺼풀처럼 익혀온 습濕이
밤의 끝자락에 희뿌연 장막이 기지개 켜면
이내 먼동이 터올 테고
늘, 오늘을 위한 예를 다하고 있으니
빗금으로 그려 놓을 수 없는
양면의 경건한 흑과 백이지만
희붐한 시야의 융단을 지르밟는 이슬처럼,
홰 울기만 기다리는 일출이
그러려니 으레 하였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