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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 3- 82 그리움/ 淸草배창호 부옇게 내리는 연우가 어찌 허기진 대지를 품어 안을 수 있겠냐마는 안개 망울  속엣 오롯이 머금고  이내 지울 수 없는 민낯의 목마름 아지랑이 되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님의 얼굴에 가슴 저리고 마음 깊은 한 구석에 한결같이  고즈넉하기만 한 애달픔이 봄빛에 업혀서여백에 눈먼 아이처럼 시인이 되었다고 "2008. 6.13 초벌로 쓴 礎稿" Various Artists - Ace Of SorrowVarious Artists - Ace Of Sorrow 2025. 2. 19.
춘설春雪 / 3- 81 춘설春雪 / 淸草배창호 쪽잠에 든 초승달 어렵게 잠이 들면사그라진 열꽃에 찬 서리에 내맡긴 억새, 휑한 동야冬夜의 바람 소리만 듣다가 때아닌 이른 봄 머리 눈꽃의 월담에한소끔,  자고 일어나니 또록또록 허옇다 사계四季의 시작을 향하는 정월은     질어야 좋다는 대보름 달집 태우는 날, 젖빛 운해로 덮인 벚나무의 가지마다 뜰힘으로 추적이는  진눈깨비 속에서 사뭇 환상적이라 기억에도 정류장이 있다면 잠에서 깨어난 낮달처럼, 사랑의 변주곡을 처마 끝에 걸어 놓고서 스치는 저 숨소리, 봄 꿈의 길섶마다 하얗게 핀 산야를 전율로 경험한다 Jeg Ser Deg Sote Lam (당신 곁에 소중한 사람) / Susanne Lundeng 2025. 2. 13.
Jeg Ser Deg Sote Lam (당신 곁에 소중한 사람) / Susanne Lundeng 2025. 2. 13.
그리고 시류時流의 요지경 / 3- 80 그리고 시류時流의 요지경 / 淸草배창호 삿갓 눌러쓴 잠이 덜 깬 희멀건 수은 등이 하품을 해대며 게슴츠레 빛조차 잃어간다 회색빛 얼룩진 도시의 안개가 스멀스멀 뒤꽁무니 내뺄 때 바람서리에 절여 후줄근해진 골목길이 꺾이고 패이고, 어지럽게 뒤집힌 적나라한 세상을 연출한다 창문 사이 뚫고 들어온 빛살만큼이나 꺼질 줄 모르는 삶의 불씨인데 일상의 고단함이야 반복으로 여닫지만 여명의 햇살은 동구 밖 당산나무처럼 외면치 않았건만, 꿈에도 생각지 못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무궁화는 민초民草를 져버리지 않았어도  시대의 흐름이 층층의 퇴적으로 쌓여 산화하는 파도가 억 구답다 복사 꽃피는 고향 골목길, 향수는 예나 지금이나 아련한 그대로인데 James Last - Who Are WeJames Last - Who Are We 2025. 2. 9.
Tornerò (instrumental) - I Santo California Tornerò (instrumental) - I Santo California 2025. 2. 8.
하얗게 저문 밤 / 3- 79 하얗게 저문 밤 / 淸草배창호 아린 바람이 대숲을 마구 휘젓고 엊그제 환한 만월滿月이 기력이 다했는지 칠흑을 배회하다 눈썹달이 상고대 핀 가지에 걸려 시린 밤이 얼고 녹기를 담금질하고 간밤 솔가지에 쌓인 폭설의 흔적이 소복소복한 젖무덤을 쌓아눈 속에 파묻힌 푸르름이 가히 일색이지만, 황량한 벌판에 으스러진 억새의 침묵이 눈물겨울 뿐입니다 허허벌판에 밤새 훑이고 간 흔적들만 하얗게 내려앉아 맹위를 떨치는 설원에 도취해 휘둘리고 싶지 않았는데도 송곳니 같은 한기는 분신을 쫓고 있어 툇마루에 내리쬘 한 줌 볕이 참 그립습니다 홍순지- 은자의 노래홍순지 - 은자의 노래 2025.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