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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자료)45

(3) 능선길 궤적軌跡 / 淸草배창호 그대! 희끗희끗한 머리 희비가 교차하는 만감의 쌍곡선 한껏 움켜쥘 줄만 알았지 놓을 줄을 몰랐으니 켜켜이 쌓인 아집과 욕심의 잔재들로 짓눌린 어깻죽지가 얼마나 무거웠소 본디 삶이란 게 굴곡의 여정인지라 애달파 할 일조차 있겠냐만 가다 서다 보니 어언 산마루에 걸터앉은 시절의 변곡점을 맞이하였는데 인생이야 아직도 미완인 것을 앳된 성숙이라고 쉬어간 들 어떻소 변한다는 건 세월의 발자취일 뿐인데 좋을 때가 있으면 궂을 때도 있는 법, 예측불허의 세상사 때론 일탈을 꿈꾸지만 바라는 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여백 하나쯤 염원으로 남겨둘 수 있지 않겠소 청빈한 소탈로 충만을 빚는 쉬이 흘러가는 오늘을 만끽하듯이. 2020. 8. 30.
(2) 오월 전경 빗금(斜線) 긋다 / 淸草배창호 열매를 맺는 비움의 결기를 보라! ​ 아직도 구태에 깨어나지 못한 정서는 한때의 기우처럼 척의 갈림길에 섰고 밤낮이 동강 날 판인데도 각으로 얽혀 실바람마저 상실케 하는 안개 전국이 되었다 초록의 경연으로 ​일산日傘 펼치는 것이 획일화만이 아니다 축을 이룬 바퀴가 딜레마에 빠져서 모래톱처럼 숭숭하기 그지없으니 관행이란 촌지 아래 노랗게 변한 ​일탈의 변주곡 시시비비에 밤낮이 바쁘다 샛강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스산한 해거름 들어 그저 통속이라고 한다면야 말간 영혼은 어디에서 깨울까. 2020. 8. 30.
(1) 산죽 소스 유월의 비 / 淸草배창호 밤새 비가 내렸다 밤꽃은 흐드러졌고 이파리를 쓸어내리는 유월의 비는 외로움에 굶주린 목마름을 풀어주는 갈음인 줄만 알았는데 뻐꾸기 둥지마저 적셨다 네가 떠나는 날, 이별을 감내할 수 없었는지 하염없는 빗물은 밤을 지새우고도 받아들일 수 없는 슬픔이 한 줌의 재가 되어 분토로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도 서러워 속울음을 토하는구나, 아직은 살만한 딱 그만치인데 때가 되면 떠나야 하는 것을, 슬프고 궂은일도 한때이고 기쁘고 잘나가던 때도 다 한때인 것을, 미련으로 남은 애착의 짐도 훌훌 이제 내려놓을 때인 것을 몰랐다 너를 떠나보내면서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창동 불종거리를 배회하다 조촐한 버들 국숫집을 자주 찾았으며 예술촌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양보 없는 토론으로 서로 얼굴 붉히기.. 2020.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