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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의향기/사색의 詩房94

파탈擺脫한 강물의 바라기 / 3- 49 파탈擺脫한 강물의 바라기 / 淸草배창호 품고만 있으니 버릴 수도 없다 구름에 감춰진 달이라면 산죽山竹에나 걸어두고 싶은데 무리별처럼 정감을 품을 줄도 알아 차면 기운다는 걸 어이 모른 척할까마는 광란이 요동치는 두 얼굴의 민낯을 회한이 남지 않는 포용을 품었더라면 배포만큼이나 눈이 시릴 꽃무릇 같았을 텐데 오직 외눈박이에만 목매달았으니 예측할 수 없는 오기에 한판 승부를 띄운  광대놀이가 시류時流의 혼미를 거듭하는  시소게임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장강의 물결을 돌릴 수 없는 것처럼 도가 아니면 모라는 시금석을 왜곡하는 발상의 나락에 함몰되지는 말아야지 풀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잃었으니 마음의 벽만큼 두꺼운 것도 없고 허물어지지 않는 벽 또한 없는 것이기에. 파탈擺脫 명사: 어떤 구속이나 예절로부터 .. 2024. 7. 14.
편린片鱗(推敲) / 3- 47 편린片鱗 / 淸草배창호 물은 산하를 품어 안고 돌 개천을 구비 돌아 속박받지 않는 유유자적에 들었는데 바람은 딱히 정해진 곳 없어 휑하게도 길 위에 서성인다 花無十日紅, 꽃은 길어야 열흘인데  홍류동 붉은 단풍 물도 한 철이듯 달달한 구름의 함몰에 넘치듯 도취한 불볕 같은 욕망이 이미 선을 넘었건만 한 치 앞도 모르고 설전만 난무하는 눈먼 비상이 가지 끝에 걸려 대롱인데도 입바른 붓끝은 우리 집  봄이와 사랑이처럼 간식에만 꽃혔다  누군가에 길을 잃지 않도록   기억의 수장고收藏庫에  왜, 광란의 질주는 점입가경이기에 옛사랑이 될 수 있는 괴리도 그만큼 처음도 마지막도 다 한 때일 뿐이건만. Sergey Grischuk - Always with You Sergey Grischuk - Always with.. 2024. 7. 2.
그때, 유월의 비 / 3- 44 그때, 유월의 비 / 淸草배창호 밤꽃의 알싸한 향기는 흐드러졌고 밤새 이파리를 쓸어내리는 유월의 비는 외로움에 굶주린 목마름을 풀어주는 단비인 줄만 알았는데 무임 승차하듯이 분토로 돌아가는 감내할 수 없는 그 순간까지도 애통해 그칠 줄 모르는 눈물비가 되었다 작금의 백세시대라 해도 때가 되면 어련히 떠나야 하는 것을, 파 뿌리가 되려면야 아직은 살만한 그만치인데 슬프고 궂은일도 한때이고 기쁘고 잘나가던 때도 다 한때인 것을, 정녕 정해진 운명의 질서인 것을 몰랐다 학창 시절부터 함께한 벗을 떠나보내면서, 창동 불종거리를 배회하다 조촐한 버들 국숫집을 자주 찾았으며 예술촌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제목 없는 얘깃거리로 해 지는 줄 모른 게 다반사였는데 이렇게 추억의 뒤안길이 쉬이 될 줄이야, 장맛비로 추적이.. 2024. 6. 20.
송홧가루 / 3- 36 송홧가루 / 淸草배창호 허허롭다는 하늘 낯빛마저 오차 없는 동상이몽의 겉치레에 떠밀린   초록 비에 동색이라며 넘나든 오월은   봇물 토해내듯 분망하기 이를 데 없지만 쉬이 변할 수 없는 쳇바퀴에 깊이 빠졌다 해묵은 달콤함에 젖어있는 중독은  날로 신문물 폭죽 시대의 변천에도  들불처럼 일고 있는 소용돌이 정쟁을  혜안의 내일이 없는 양극의 질곡에 갇힌바닥난 분별의 끝은 어디쯤일까? 신들린 듯 상실에 길들여진 면벽은 상투적 허방의 저문 하늘가에 송홧가루, 안개처럼 바람에 밀려와 소통이라고 마구 노랗게 덮으려 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신록이 자리 잡을 때까지! Johnny Dorelli - Limmensita(경음악)Johnny Dorelli - Limmensita(경음악) 2024. 5. 1.
바람벽壁의 절규 / 3- 35 바람벽壁의 절규 /淸草배창호 경계를 넘나드는 지구촌에는 이념의 갈등으로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줄타기로 사선을 갉아먹고 있는데도 해빙의 무드를 향한 구심점求心點을 잃어 호시탐탐 기회주의가 들불처럼 번지는 모래바람의 황야에 사상누각을 쌓고 있다 그믐밤 같은 음습한 변이가 요동치는 칠흑의 변고가 실타래처럼 얽혔어도 반목에만 치우쳐 치유의 기회조차 상실했다 곤할 때는 타고 난 근성의 온누리 별처럼 슬기롭게 쪽빛을 나눌 줄 알았는데 갈라치기가 고착화된 척박한 토양이 슬프다 외눈박이로 빗장을 치지 않았다면 철썩이는 파도의 이력만큼이나 포말의 가공에 모나지 않았을 테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라면 어땠을까, 조류潮流에 떠밀린 바람벽의 침묵만 오롯이 마디마디 불거진 옹이가 되었을 줄이야. 슬기동 - 저녁 조.. 2024. 4. 20.
창窓이 연鳶이라면 / 3- 18 창窓이 연鳶이라면 / 淸草배창호 산등성을 휘감은 달무리가 하루가 멀다고 바람 잘 날 없는 풍자諷刺는 장르를 불문하고 침묵에 잘 길들어진 양면의 두 얼굴이 백야白夜의 술시戌時에 자빠졌다 이숖의 이야기처럼 손바닥으로 가린 타고난 재주 하나, 새롭게 이정표로 자리 잡았는가 하면 한 치 앞도 예견할 수 없는 안개 무리 공허한 양치기만 난무한다 빗금을 타듯이 아슬아슬 살얼음 딛는 편린片鱗의 난제들이 밀물처럼 번지듯이 주어 없이 퉁치는 개골창에는 난장을 이루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비록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사시나무 층층으로 흔들어 대듯이 각들이 종횡무진 마중물이라 하니 방패가 된 창은, 한낱 문종이려니 하면서도 허공의 나락那落으로 부딪치는 배척이 날개 없는 솔개 연鳶이 정점이다 연- 라이너스 라이너스 - 연 2024.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