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럭바위 / 淸草 배창호
우직한 바보처럼 바람서리 잘도 견뎠구나!
네 있어야 할 자리가 정해진 바 없어도
빼어나서도 아닌 반듯한 딱, 그만 치인데
묵중한 마음 골, 어디에다 두었기에
사노라면 때론 눈물 고인 내 안의 숨통처럼
변이의 소용돌이에 부딪혀 파문을 일어도
집착에 연연하지 않은
무위의 사랑도 침잠沈潛에 들었다
속박에 자유로운 저 바람이여!
걸림 없는 네 행보에도
영겁의 인연이 일고 있는데
이내 영혼의 떨림을 묵상으로 채워도
산죽의 애끊음조차 천길 낭같이 깊어서
그 자리에 천 년도 잠시 잠깐이라
시방도 무량한 네가 좋아서 곰삭아질 날까지
묵언으로 좌정하고 있는데
Fritz Kreisler - Liebesl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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