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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향기/♧좋은 글(모음)

어느 시인님의 댓글중 (일부) / 옮긴 글,

by 淸草배창호 2011. 9. 3.

 

그 옛날 허유는 제왕의 자리를 주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떠나버렸습니다.
장자는 높은 벼슬을 내주겠다는 말에
흙탕물에 꼬리 흔들며 거북이로 살지언정, 영원한 귀함을 죽음으로 구하지 않겠다고 거절했습니다.
다 떠날 자리가 있고 흙탕물이라도 놀 자리가 있어서 말했겠지만,
요즈음 우리나라.... 떠날 자리, 흙탕물 자리... 그런 것도 없어 슬픔니다.

글쟁이들 노는 곳, 어디를 가나... 그 물이 그 물이더군요.

사람들 모이면... 누가 글을 잘 쓰는가, 키 재기 바쁘고, 제 자랑 바쁘고
조금 썼다하면 금새 완장 채우고 얼굴에 금칠 해 주고.... 그러면 거들먹거리고,
사람들은 줄 서야 하고... 누구를 숭배해야 하고... 그 편이 되어야 하고...

대한민국 시인, 2만명 시대.
시에 뭔 한이 그렇게 맺히고, 골박아야 할 이유가 뭔지, 목숨을 건 듯 합니다.

우후죽순처럼 올망졸망 머리를 쳐든 문단이며 문예지며 각종 문학상이며, 모임이며
마치 한국이 시의 열병에 걸린 듯한 느낌이라서.... 시절이 지나면 좀 괜찮아질까?
이것도 일시적인 증후군이 아닐까?

작가만 있지 독자는 없는 시대.... 독자보다 작가들이 더 많은 시대.... 대량작가들의 시대
그렇게 생각해보지만 워낙 열기가 뜨거워서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듯합니다.

좁은 대한민국 바닥.... 한반도가 그리도 커서 살기 편하라고 허리까지 잘라버렸는지, 좁디 좁은 이 바닥
거기에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만 모인 또 좁은 이 바닥....
떠나고 떠나봐야 눈물겹게도 달팽이의 이 뿔에서 저 뿔로... 옮겨가는 그런 옹색함을 면할 수가 없답니다.

의견대립이란....
떠나서 그 대립을 벗어남에 있기보다는, 조율하며 합리적인 길을 찾는데 있는 것이고,
그것이 안 된다면,
그저 괄호로 치고 대립된 채로 끼고 사는데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창작방에서의 토론.... 샘님이 떠날 만큼의 무게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문단에서 왈가왈부되는 그저 그렇고 흔한 일 중의 하나 뿐이죠.

물론 샘님이 속상해 하시는 일은 이해가 갑니다.

모두가 편한 자리에 동인이니, 이달의 우수작이니 하며
위화감 던지지 말라는 뜻이겠죠. 서로가 같은 문인으로서 허심탄회하게 지내자는 말이겠죠.
저도 샘님의 의견과 같지만,
반대 의견도 곰곰이 되짚어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나름의 타당성도 따져 보기도 합니다.

부디 마음 다잡으시고 안색을 편히하여
위의 시를 취소하시거나, 아니면 이번엔 꼭 나간다고 나갔지만.... 다시 돌아왔노라... 그런 시제를 하나 붙이거나,
그렇게 하여

넓은 마음으로 다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