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벽壁의 절규 /淸草배창호
경계를 넘나드는 지구촌에는
이념의 갈등으로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줄타기로 사선을 갉아먹고 있는데도
해빙의 무드를 향한 구심점求心點을 잃어
호시탐탐 기회주의가 들불처럼 번지는
모래바람의 황야에 사상누각을 쌓고 있다
그믐밤 같은 음습한 변이가 요동치는
칠흑의 변고가 실타래처럼 얽혔어도
반목에만 치우쳐 치유의 기회조차 상실했다
곤할 때는 타고 난 근성의 온누리 별처럼
슬기롭게 쪽빛을 나눌 줄 알았는데
갈라치기가 고착화된 척박한 토양이 슬프다
외눈박이로 빗장을 치지 않았다면
철썩이는 파도의 이력만큼이나
포말의 가공에 모나지 않았을 테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라면 어땠을까,
조류潮流에 떠밀린 바람벽의 침묵만 오롯이
마디마디 불거진 옹이가 되었을 줄이야.
슬기동 - 저녁 조수부터 새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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