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 淸草배창호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순 없어도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사랑은,
오직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잊지 않겠노라는 그 언약도
지킬 수 없는 빈 메아리인 줄 알면서
지난날 청사초롱 같은 아름답든 한때도
빛바랜 지문처럼 드리웠다가
닿을 수 없는 애끓음으로 변하였습니다
별밤도 함께하는 생애에 뛰어들고 싶은
사랑이라는 여울의 강에 섰건만
거슬 수 없는 물살이 저리 깊어
세월 속에 묻혀가는 재 넘는 초승달의
미어지는 가슴앓이만 되었습니다
눈길 닿는 곳마다 하염없이 새겨진
울림 없는 묵은 안부만 뒤적여보지만
하늘 아래, 가시리의 눈꽃 같은 그리움이
정한情恨의 강물이 되었어도, 보고 싶은 사람아!
김호중-백만송이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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