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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의향기/사랑의 詩房

섬이 되고 보니 / 2- 16

by 淸草배창호 2022. 11. 14.

섬이 되고 보니 / 淸草배창호



꿈속에서도 간절함은
애끓는 시나위 가락처럼
안개 낀 이슬 속을 적셔가는데도
찻잔 속을 물들인 달빛처럼 고운
뽀얀 네 살결이 잊히지 아니하여도
차마 그립다는 말도 못 하겠다

집착도,
걸림도 없이 흐르는 개울물처럼
그렇게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내 안에 허기진 사심을 털어내지 못하고
저 빙점으로 얼어버린 침묵의
서리꽃이라 불렀는지 모르겠다

연무가 장막을 치는 것처럼
환상 속의 네가 아니라
배꽃같이 가까이서 보고 싶은데
시도 때도 없이 사그라지지 않는
그만치에서 처연히 외로운 섬이 되고 보니
비로소 보이는 것이라고

 

Carmelo Zappulla - Suspiranno빗속으로 (물위의 하루밤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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