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回想 / 淸草배창호
때 잃은 가을비가
마당귀에 추적대는 기억을 들이키며
남모르게 가는 동안
실금 새겨진 오롯한 파동을 짓밟으며
보란 듯 넘나듭니다
허파 속까지 탕진하고 말 날 선 심통인들
세월의 무게에 이미 무디어 버렸어도
가만 생각해보니 반석처럼
우뚝한 갈애하는 마음이 돋을 별처럼
둥지를 틀었을 때부터
긴 그리움의 시작이었습니다
생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버리지 못한 애착이 저물고 저물어서
온몸을 전율케 하는 애달픔의 소리,
세파에 거슬려 퇴적을 이룬
미망일지라도 꽃무릇 닮은 선의에
아낌없는 의미를 두려 합니다
이 그리움의 끝은 어딘지 모르지만
달빛에 일렁이는 윤슬처럼
동고동락한 길라잡이 되었고
허튼 삶이 아니길 위안으로 삼는
풍화로 절인 이끼 같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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