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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상사화相思化 / 2- 6

by 淸草배창호 2022. 9. 20.

상사화相思花 / 淸草배창호

귀뚜리 울어대는
일은 가을의 이맘때면 접싯불처럼
가물가물 전설을 피우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곤비한 달빛에 문드러진 가슴 한쪽
슬픈 언약이 꽃술에
아롱아롱 매달린 체
그윽한 유정을 차마 어쩌지 못해
토혈을 쏟아 생의 불꽃을 지피는 상사화!

이제나저제나 오직 당신이지만
어긋난 각들이 살 속을 파고들듯이
금 간 담벼락마다 어룽어룽 고인
갈피를 잡지 못해 천지도 분간 못 하는
구름에 가린 낮달 같은 애절한 넋이여!

뒷담 벼락에 놓을까, 
소로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하매나 기다리다 화석花席이 된 네,
핏빛 눈물샘, 애달프도록 벼린 상흔만
한탄에 겨워 시리도록 소복이도 늘렸더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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