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참꽃술이라도 빚어 /淸草배창호
노을의 불꽃이 파도처럼 일고 있는 산에는
부시시 덜 깬 봄 살이
고적孤寂을 누리고 싶어서 추스르지 못한
잎 샘 달의 가히 없는 사랑인데도
눈물겹도록 그리울 때면 하염없이
서정의 음률을 되새기며 초연히 눈을 감습니다
꽃샘 봄이 일탈의 가락으로 연연한다면
아지랑이처럼 세상을 보라 할 테지만
기억에서 멀어진 희미한 옛 추억이
매년 이맘때 잊힌 줄만 알았던
산허리 자욱한 실안개처럼 진홍빛 연서로
곤비困憊한 마음을 산산이 흐트려 놓습니다
아무리 채워도 끝이 없는 빈 충만을,
침잠한 애착의 뿌리조차 잘라버려라 하지만
머무름조차 짧은 봄날은
뜬구름 같은 삶의 애환 같아서
진달래 참꽃술이라도 빚어
서산으로 지는 해라도 붙들어 볼까 합니다
"고적孤寂
외롭고 쓸쓸함."
"곤비困憊하다
기력이 없을 만큼 지쳐 몹시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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