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서 기쁨과 슬픔을 / 淸草배창호
뿔뿔이 맺힌 이슬을 짓밟으며
남모르게 너에게 가는 동안
선택은 잠시 잠깐이지만
짙게 물오른 봄이
때를 저버리지 않았으니
서산에 해 기울고
돋을 별이 서도 묵시적 서성이는
끝없이 복사되는 오늘
무수히 떠나보내야만 했던 봄날의 귀향에
낮과 밤도 잊은 체 혼미한 벌,
미련이 남은 진통의 바람은
이내 떠날 것에 슬퍼하지 말라며
낯익은 은유의 환희가
허공중에 맴돌지라도
한때는 네게서 갈등도 있었지만,
같은 하늘 아래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에 눈 앞에 펼쳐진 등꽃처럼
봄날의 동경인 네가 그리울 수밖에
"등꽃은 아래로 처진 [總狀花序]"
꽃말=환영, 사랑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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