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못한 삶이 되었어도 / 淸草배창호
차마 억지로는 안 되는 게 있습니다
놓지 못하고 앞만 보고 질주해 온
질곡일지라도 미리 예단할 수 없었지만
내 선택에 존중을 두려 합니다
안개비가 실개천의 시작처럼
헤아릴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반복한
굴곡의 일상 또한 소중히 안으려 합니다
난, 이미 눈멀었으며
귀 또한 멀었기에
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어서
그냥 함께할 수 있는
자체에 의미를 두려 합니다
잊힌 먼 어느 날,
솜털 같은 세월이 흘러서
한 줌의 재가 되어 묻힐 때까지
조촐한 배웅의 기억을 빚을까 합니다
내 삶은,
비록 오독誤讀의 연속이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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