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이 놓고 가는 / 淸草배창호
졸졸 수런대는 돌 개천
시간과 조류潮流는 기다려 주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면 되돌아오지 않지만
자적하는 구름과 바람을 벼늘로 쌓아
굴러가는 세상 이야길 듣고 있노라니
상처뿐인 세월의 주름골투성이지만
반전의 척을 지고 온
오늘의 민낯이 홀로 떨어져 외롭다
산전수전 다 겪은 강산은 말이 없는데
좌판坐板 벌인 이전투구의 난장에는
위선의 그물처럼 휘정휘정 둘러쳐
창과 방패의 설레발로
군중 몰이를 일삼는데도
분칠한 얼굴이 정화에 편승하여
평온하게 흐르고 있음이 놀랍다
보는 게 전부가 아니라 하지만
대단원의 장막에 갇힌 뒤뜰의 사투는
경련 일고 있는 거치른 들녘에
울림 없는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으니
시냇물에 동동 떠내려가는 저 낙엽은
과연 무슨 생각에 잠겼을까.
'詩編(( 시마을)濛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 뜰에 두었더라 / 교정14 (0) | 2022.02.02 |
---|---|
너럭바위(盤石) /교정13 (0) | 2022.01.24 |
세한歲寒 바람 /교정10 (0) | 2022.01.06 |
한풍寒風 / 교정9 (0) | 2021.12.26 |
문풍지 /교정8 (0) | 2021.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