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럭바위(盤石) /淸草배창호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생과 사의 질서가 따로 없는데
빼어나서도 아니라 있어야 할 그만치에
저마다 갖춘 근간이 눈부심을 쌓았다
거친 소용돌이의 풍진風塵 세상에
거북등처럼 갈라 터진 오랜 관습이
균열의 틈새마다 한 시대,
장막이 거치는 뒤안길의 세월이 흘렀어도
눈높이에 동떨어진 군상의 무리
의식 없이 잿밥에만 눈멀었음이여!
갈등葛藤의
소유에서 벗어난 바람벽처럼
지나가 버린 것에 집착하지 말며,
오지 않는 동경의 목마름에
얼마나 많은 옹이가 박혔는지 모른다
장강長江의 너울은
날로 변이變移의 대열을 향하는데
울림을 베고 하늘을 바라기라는 네,
외곬이 대쪽같이 곰삭아서
의지하면 어떻고 편히 쉬면 어땠을까,
찬 서리 바람에도 잘도 견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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