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풍寒風 / 淸草배창호
동짓달 세한 바람에 아릿한 대숲은
칠흑같이 후려치는 음습한 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어 휑하게 설은 밤,
야멸찬 삼동三冬을 어이 견딜까마는
나눌 수 없는 질곡에 들었다
속울음 삼키다 만 야심한 정적은
이지러진 조각달의
고뇌에 찬 자화상처럼
상고대 핀 새벽을 차마 떨쳐버리지 못한
짙게 배어 있는 이 고난의 집착을,
기억의 저편에는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는
상관없는 시작이 펼쳐졌어도
길 잃어 허공을 맴도는 상념의
목쉰 숨비소리를 다독여 보지만
긴긴밤 내리 앉은 편린만 지르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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