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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編(( 시마을)濛雨

홀씨 된 애증의 억새는( 校訂1)

by 淸草배창호 2021. 11. 9.

홀씨 된 애증의 억새는 / 淸草배창호

 

혼연한 저물녘, 어스름 틈새에 끼인
목 쉰 바람이 사색에 머문다

 

다가올 겨우살이가 혹독하다는 건
새삼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고단한 세상사를 닮아서
하얗게 머리가 쉰 줄도 몰랐다

 

어제의 강물이 없듯이 시절 인연이 다하면
기약 없는 깊은 묵상에 들 테지만.
소슬바람에도
가냘픈 흐느낌을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산자락 묵정밭이나 방천 둑에도 변주곡이 되었다

 

격변의 세월 동안

억새는 비바람 맞아가며 버텨낸 있을 그 자리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제 몫을 다하건만

 

지금, 이 순간도
기약 없는 내일이 하염없이 이어지는
허허로움을 말해주는 홀씨 된 애증이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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