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 淸草배창호
취기 어린 홍안을 지척에 두었어도
한발 거리를 두고 있는지도 모르고
품어 안을 수 없는
처연한 조각달이 묵상에 들었다
상강霜降을 앞두고 엊그제 내린 서리에
흐무러진 단풍 물의 빛바랜 애환을 어쩌랴
시월은! 아무리 예찬한 들
눈시울이 글썽이는 까닭은 나도 몰라서
앓고 있는 한 뭉텅 애증의 뿌리일 뿐인데
어쩌다 홀로 굴러가는
낙엽이야 뭐라 말할까
겨울이 오기 전
가을 끝에 오는 여름처럼 떨쳐버릴 수 없어
기억되는 간절한 미련의 조각을,
타들어 가는 일몰조차 을씨년스러운데
관조에 든 솔바람이 필연적이라며
돌아서면 비로소 보이는
이별의 전주곡이 긴 여운으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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