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적 / 淸草배창호
소유할 수 없는
이 적조한 그리움을 아십니까
늘 하나 같이 일상처럼
물 흐르듯이 와 닿아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게 하는
넘치도록 그윽한 섬김을 아십니까
지척도 분간 못 할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촉촉이 스며드는 이슬의 머무름 또 한
소슬하게 절이는 애달픔을 아십니까
행복의 잣대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으나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이 얽매이지 않는
지척에 섬 하나 떠 있음을 아십니까
머리에서 가슴까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인 것을 아십니까
*****
(시작)
사랑은 소유가 아니다
그대로 오래 머물 수 있게 하고
퇴적처럼 쌓여서
지켜주고 함께하는 것이다
이슬 젖은 풀잎 속을 걷는 것처럼
점점 충만해지는 것인데
가지려 하는 만큼 집착이 생기니
동동 지척에 둔
누이 같은 섬을 닮아야 한다
행복의 잣대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듯이
이 세상 가장 먼 거리가
머리에서 가슴까지라 하듯이
멀고도 가까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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