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吹雪 / 淸草배창호
시시비비로 늘어놓은 잿빛이
밤새 엇갈린 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천지 사방에 내려앉은 설원을 바라보니
청빈한 소탈의
눈부심이 지천을 삼키는 네,
왠지 모를 울컥하는 멍울 하나가
목젖에 가시처럼 걸렸다
동화 같은 때 묻지 않은 하얀 세상
왜 이다지도 낯설어
둥글어질 수 없는 일생을 보냈으니
헤아릴 수 없는 곡절이 까닭 없이 깊어
참회의 속울음 삼키게 하는지,
취하도록 날리는
편견도 없고 기만도 없이 눈보라가 피운 꽃!
회한에 사무친 애증도
얽매이지 않는 구름 같이
한탄의 강을 건너는 자유로운 바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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