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름이 짧아 / 淸草배창호
썰물의 귀향처럼 홀연히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아낌없이 태웠어도
가는 오늘 쉬이, 회유할 수 없는
서걱서걱 풀어헤친
은빛 조율의 처연한 가락이
파동을 넘나든 변주곡이 되었다
가물거리는 낮달이
바스락대는 소리만 들어도
음각된 회상을 끄집어내듯
까닭 모를 눈물이 난다
세레나데의 들뜬 사랑의 연주도
머무름이 짧아 안쓰럽기만 한데
어차피 보내야 할
길들어지지 않은 이별을 슬퍼하는
옛사랑으로 남기는 시월의 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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