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 淸草배창호 먼동이 이슥히 깰 무렵이면 밤새 찬 서리 농단으로 바람조차 꽁꽁 옹이가 되었어도 새날을 향한 쉴 새 없는 생각의 갈래들 동녘의 지평이 활화산처럼 덩그렇다 엄동은 뼛속까지 오그라들게 하고 송곳니처럼 악문 서리 낀 빗금의 창도 해 오름이면 이내 사그라질 무늬도 없고 실체도 없는 성에의 일생일 뿐인데 야속해도 놓고 가는 건 세월의 흔적들일 뿐, 그슬릴 수 없는 강물이 되었다 타오르는 빛살을 보고 있노라니 엄니의 젖무덤같이 소복한 시류時流가 또 내일을 향하듯 내 안에 욕심 하나 훔쳐나 볼까, 아서라 명분이라는 줄이라도 대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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