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암(月明庵) / 淸草배창호 하늘에 닿은 산하나 고요가 깊어 한밤이 적적한데도 머리맡 달이 하도 밝아서 산허리 휘감은 운무조차도 선정禪定에 들었는지 오고 감도 잊었다 산등성에 핀 달맞이꽃 달덩이처럼 훤하건만 두견은 밤낮없이 구슬프다 속절없는 시름아 그리움도 묵히면 병인데 텅 빈 충만이라 위선을 떨었건만 달 가에 앉혀 놓은 암자에서 내려다보니 움켜진 빈 껍데기 세상사 그저 별것도 아닌데 동동 관음의 미소가 자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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