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늘 / 淸草배창호
시름 앓은 솔가지 한밤을 상념으로 추적대다
연우煙雨가 온통 사위를 덮고 있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처럼
달군 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르는
네, 고혹한 열정 앞에 무릎을 꿇었다
딱히 정해진 건 없지만, 한순간도 잠시 잠깐
녹록하지 않은 편차를
그저 굴곡이라 달래어보지만
응달로 펼쳐진 편린에 서성이다
질곡의 한기만 매몰차게 옥죈다
댓잎과 청솔, 푸르름이 닮았지만
이상과 감성은 엄연히 다른데 어 이하리야
구비 도는 산중 고랑 물이야
바다에 적을 두었으니
가다 서다 흐름의 까닭이야
어제오늘이 그대로인데
그러려니 하면서도 마음을 얻지 못한
방황의 늪이 돌 비늘처럼 층층시하를 이룬다
호시절 한때도
이미 퇴색할 대로 허물을 벗고 있는데
단번에 갈애하는 마음을 져버리라 하는가,
차마 임의 그늘을 벗어나지도 못하였는데
소스(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