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漂流 / 淸草배창호
한마디로 난망한 분별 의식은
이미 방향 감각을 상실했다
차라리 변명의 여지를 두었더라면
조류에 휩싸인 망상이라 하겠으나
시대의 흐름을 외면한 채
뼛속들이 음각된 골통의 잔재들이 만연하는
이해 충돌로 진흙탕이 난무한
포물선의 이 잘난 면전을 보라!
무위도식에 해가 숨어버렸는지
보편적인 기준마저 회색빛 일색이다
누구를 탓하랴,
범람의 물결은 대양을 향하고 있는데
내 비록 사고思考는 짧았으나
줏대 하나 지갑 속에 넣고 다녔으면 뭐 하랴
이미 퇴색할 대로 낡은
흑백의 슬픈 자화상이
쉬이 끝을 모르는 이 시류時流를 어찌할까
우리네 아름다움, 곡선의 넉넉함은 어디로 가고
직선의 이기적인 산물을 우선시하는 공략으로
은유를 말살한
선택적 분노가 판을 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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