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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벽/시.19

by 淸草배창호 2020. 6. 21.

벽 / 淸草배창호


생명에 존엄을 다하는 담쟁이의 사투를 보았는가!
소리소문없이 야단 떨지 않는 성에를 보았는가!
소요를 줄타기하는 광대놀음의
관습을 물고 늘어지는 깨어나지 못한
시류時流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유조차 사당私黨을 일삼는
노욕老慾의 잣대는 오금이 저린데도
선을 이루는 각의 꼭짓점조차 팽개쳤다

신들린 듯한 장막이 몹쓸 병인 줄 알면서도
내로라하는 중독에 취해 밀당을 주고받으니
하마하마 하면서도 분별도 없는 촌극이 홍수를 이룬다

봄 꿈을 향한 시작의 발판도
사계가 품어야 할 섭리인 것을
창 너머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더라
어쩌랴 바람은 불어야 바람이라지만
네, 넘어야 할 산이고
아무나 기댈 수 있는 바람막이 벽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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