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마음 / 淸草배창호
한해도 잠깐 들끓는 욕망의 세월
품 안에 고이 삭이는가 싶더니
과잉된 무한반복에 펼쳐진 환부,
삶을 느낄 수 있는 시간에 쫓기어
가던 길도 때론 쉬어 가란 듯이
서산西山 마루에 걸터앉아있는
노을의 반란으로
앞산 뒷산에도 잘도 댕긴다
엊그제 당찬 초록의 열정도
어이 석양을 비껴갈 수 없듯이
혼신을 다해 이룬 절창으로
붉게 물든 나뭇잎이 만산을 덧칠하니
갈바람 덩달아 흥이 났었지만
억새가 말하네,
가는 세월 붙잡을 수 없듯이
이제 비울 줄도 알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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