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벽 / 淸草배창호
밤이 낮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순백으로 빚어내는 동트기 전 박무薄霧는
날 새기만을 기다리는 덧칠한 호재마다
오락가락하는 단면을 보다 못해
하마하마 하는데도 틈새를 삼키는
아우성의 엄동이 점입가경이다
변방의 풀뿌리는 찬 서리에 소름 일어
날 선 얼음 송곳으로 성곽을 이루는데도
가지런히 쌓을 수 있다는 건
내 것에 연연하지 않았으니
잃을 것도 채근할 것도 없는데도
햇살의 심보는 서슬 푸른 야유로 법석대는
각의 난장을 어쩌랴,
창 넘어 빛발 치는 삭풍은 비수로 변해
하루가 멀다고 시린 공수표만 난발하니
바람이 행여 고요히 자는 날이면
네 그 자리에 독백 같은
넋두리만 하얗게 피고 지고 할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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