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밤에 고독을 지나
황톳빛 아침에 중후한 빛으로 오라
달빛 털어 흩어진
서리꽃보다도 더 무겁고나서야
이슬방울에 마디마디 맺히는 무거운 풍경,
하늘하늘 올려 보내나니
그대, 오후에 빛은
잠자리 날개보다도 더
가벼이 날아 오라
그래야 바람을 날아나듯
입술 부릅튼 세상에서
울며불며 보채는 대낮에 환청
이제 그 껍질을 깨고 벗어나
사이사이를 날아
홀로 달랠 수 있나니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책중에는 장자 만한 것이 없다
치자를 공자처럼 인위에 놓느냐 무위에 놓느냐를 두고
사색하는 글이다
사람 사는 사회에서 사람끼리 부대끼는 사회에서
공자에 말은 일리가 있고
거대한 자연 이치에 한 미물이 인간이라면 장자에 말이 좋다
장자에 인상깊은 문장이 있었다
오래되어 정확히 기억하질 못하지만
장자와 공자가 낚시질을 하는데
공자가 물고기도 내 마음을 아는구나?
장자가 물고기 마음을 어찌알아서 마음을 안다하는가? 라는 말이다
공자를 칭송한다면 바른정치와 인륜에 바탕을 두었을 것이고
장자를 칭송한다면 정치에 불신에서 비롯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추가되는 것이 입신양면에 맹자다
*우연히 장자 책 소개글을 펼치니 제유론인가 글이 나왔는데
사랑하지 않으려거든 처음부터 사랑하지 마라 라는 글이 있었는데
다시 들춰보니 명마를 만든다는 백락이 나온다
재주를 팔아 명성을 얻으려고 말馬의 본성을 얻으려고 말馬의 본성을
짓밟아 버린 인간에 짓을 무어라 할 것인가?
인위의 재앙인 셈이다. 백락의 재주 탓으로 그에게 걸려든 말들이 재주의 횡포에
시달리다 죽어간다. 산하에서 마음대로 살아야 할 말의 본성을 유린해 버린
재앙이 아닌가
말馬의 본성을 꺾어버린 백락은 말을 길들여 잘 달리는 말로 바꾸는 재주를 부린다
먹이를 주지 않은 채로 달리게 하고 목이 말라도 물을 주지 않은 채로 달음박 시키면서
백락이 하자는 대로 하면 먹이를 주니 붙들린 말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달리고 달려야 한다
채찍과 말고삐를 쥔 백락은 이렇게 명마를 만들지 않았느냐고
의기양양 뽐 냈을 게다 그러면 사람들은 과연 백락의 천마라
환호성을 질렀을 게다 . 이 또한 재주를 팔아 명성을 산 인위의 재앙이 아닌가
이러한 재앙에 걸려든 말은 재갈을 물고 가슴받이를 걸고 엉덩이에 채찍을 맞으면서
숨통이 막혀도 달려야 한다 그러니 그에게 걸려든 말은
반수 이상 죽어버리게 된다
천하에서 제일이라고 자랑하는 백락의 재주에 걸려든 말이 끝까지 목숨을 부지하여
명마라든지 준마라든지 천마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을 때,
그 명성은 말馬이 원한 것인가 아니면 백락이 노린 것인가?
그 따위 명성은 말馬에게는 한푼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본성을 빼앗기고 유린당하고 말았으니, 말馬이지만 이미 말馬이 아닌 셈이다
사람을 말처럼 조련하는 백락은 없을까? 역사상 이름을 남긴 군왕들은
거의 백락의 재주를 간직 했었다
백락은 말馬의 본성을 유린하여 명성을 얻었고 그 재주를 감추지 않았지만,
군왕은 수더분한 사람들의 본성을 유린하여 권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그 재주를 감추었을 뿐이다.
*정치하는 자들에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는 글귀가 아닐 수 없다
이 시대에 참 좋은 글이다
과천에 경주마가 있다
경주전에 경주마에게 소금을 먹인다 한다
이것은 말 사육사한테 들은 말이다
심지어 허파가 터져 죽는다고 한다
경주장에 조작이 아니고 무엇인가
두 세번인가 과천 경마장에 가 단식?이니 복식?이니
표를 사 기재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생생한 것은 결승선에서 보이던 경주마에 근육과 두드러진 심줄이다
그 어떤 쾌감 같은 것이 있었다
경주마에 소금을 먹이는 것은 백락과
군왕에 꽤가 아니고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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