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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의향기/산문의 房

역시나

by 淸草배창호 2011. 4. 7.

역시나 / 淸草배창호

 

얽히고설킨 마음 자락,
실타래 꼬이듯 배배꼬였으니 한 뭉텅 멍울이 바위처럼 굳었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꼬리를 낳듯이 아! 역시나, 하는 몰락의 마음일 땐
어떻게 처신하고 다스려야 할지 그저 난감하고 영혼조차 상실하는 마음이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까지 좋은
그런 삼박자 고루 갖춘 전경은 아마 드물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누구나 제마다 염원 같은 소망 등 하나쯤은 마음 가지 끝에
바램처럼 걸어두고 있을 것이다.

 

삶이 정해져 있거나 직선의 길만 고집하고 갈 수도 없을뿐더러
굴곡의 미학 같은 게 우리네 여정이고 동반의 의미인 지라
살다 보면 의지와 관계없이 가시덤불 같은 난관에 부딪히고
마음의 갈등이 고뇌로 빚어지기도 하는 게 사람과 사람의 사이다.

 

삶, 자체가 사랑이라는 온기로 지탱케 하고,
그 온기가 바탕이 되어 무한한 에너지를 불러일으켜
용기도 주고, 희망도 주고, 행복도 주며
삶의 질도 윤택게 하는 일상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보람일 것이다.

 

그 온기의 불꽃이 가물거리고 있다면?
살다 보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믿음 안에서 오직 활짝 피우는 것이기에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꽃인지,


사람은 자신에겐 너무나 관대한 나머지
받으려 하는 욕망만 분수처럼 용솟음치니
아집으로 똘똘 뭉친 이기적인 그 마음이 문제인데
우선, 자기를 속이지 말아야 함이거늘

역시나 나는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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