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초의향기/사랑의 詩房

찔레꽃 / 3- 38

by 淸草배창호 2024. 5. 11.

찔레꽃  / 淸草 배창호

수더분한 임의 온기처럼 짙어진 숲,
수런수런 만감을 서리게 하는데도
이맘때면 덤불 속 하얗게 피운 꽃
산그늘 번지듯 쳐다만 봐도 가슴 저려와
눈시울 적신 시절을 넘나든
아픈 세월이 닳도록 지문이 되었습니다

간밤에 뿌리고 간 추적한 자리마다
반지름 한 잎새에 빠져들 여지를 어이하랴,
지난 사랑이 실금같이 오롯이 파동치건만
하마 외로움 벗어버릴 때도 되었는데
땅거미 질 때까지만이라도
목메게 맡아보고 싶은 네 향기,

이 한철만의 찔레꽃이 아니라
하얀 홑적삼에 노란 수실로 빚은
저미도록 내밀한 자화상이
잊히지 않는 묵정밭 같은 애환으로 남았어도
문득, 하시라도 꺼내 볼 수 있는
속 뜰에 피우는 그대이고 싶습니다

찔레꽃 - 장사익

'☆청초의향기 > 사랑의 詩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을 헤는 그리움아! / 3- 50  (4) 2024.07.14
섬, 그 찻집(推敲) / 3- 48  (4) 2024.07.10
봄비 / 3- 27  (1) 2024.03.12
석양夕陽 놀의 사랑 / 3- 10  (2) 2023.11.29
파랑새 (推敲) / 3- 01  (3) 202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