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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소망의 등燈 / 3- 16

by 淸草배창호 2024. 1. 10.

소망의 등燈  /淸草배창호

마지막 남은 한 잎의 가랑잎처럼
석별의 정마저 낡은 담벼락을 잇댄
푸석푸석 어둠이 내리는 골목길이
홀로 견뎌야 했을 수많은 밤을, 

사랑의 열매는 피우지도 못하고
풀과 티끌 같은 혼란에 빠진 마당을 
두 눈멀 거니 뜨고 지켜보면서
딛고 설 땅은 차고 맵기만 한데
날 선 욕망에 갇혀버린 암울함이여, 

함께할 수평의 자리가 갈 곳을 잃었으니
이분법의 포물선만 난무하는 세상에
무기력과 무관심은 길든 일상이라지만
칼바람의 겨울나기를 차마 어떻게 감당하리

썰물로 변해버린 조류에 안팎이 따로 없는
기약 없는 쳇바퀴의 소용돌이,
놓는다는 건, 허울 좋은 개살구이지만
석별의 정에 소망의 등 하나 밝히고 싶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람의 세상을!

Tayl.or Davis - (석별의 정) Auld Lang Syne Scott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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