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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동박새와 동백冬柏 / 3- 15

by 淸草배창호 2024. 1. 9.

동박새와 동백冬柏 /淸草배창호

밤이 길어 꿈도 길다는 동짓달
철썩이는 파도 소리만큼이나
홀로 견뎌야 했을
고적孤寂한 밤을 밀어내듯이      
아스라이 펼쳐진 젖빛 해무海霧에 엉킨
달마저 희붐한 창가에 걸렸다
                                   
진눈깨비 휘 내리는 잔상의 끝 달에
동백꽃 만발한 향기로운 서정이 깃든
남쪽 섬에 흔한 텃새지만
붉도록 꽃술에서 미혹에 들게 하는   
달달한 꽃물을 어이 마다할까,
본디를 이루는 베풂의 미학인 것을 

시린 바닷바람도 늘 익숙한 일이라서
송이채 툭툭, 하늘을 향해 
맑고 빼어난 토혈을 쏟고 있는
놓고 가는 결 고운 빛살만큼이나
눈가에 두룬 흰 테처럼 이쁜 꽃받이로 
동숙하는 동박새,  군무群舞에 해지는 줄 모른다

"동박새"
동백꽃은 향기가 없는 대신
강한 꽃의 색으로 불러들여 꽃가루받이한다
Laura Pausini , Richard Marx - One Mor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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