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推敲) / 淸草배창호
일은 가을의 이맘때면 유정幽靜의 접싯불처럼
소로소로 귀뚜리 울어대는
슬픈 언약이 꽃술에 아롱아롱 매달린 체
가물가물 전설을 피우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이제나저제나 오직 당신이지만
곤비한 달빛에 문드러진 가슴 한쪽
비바람에 씻겨 갈 은혜를 차마 어쩌지 못해
토혈을 쏟은, 생의 불꽃을 지피는 상사화!
어긋난 편린片鱗이 상흔을 파고들듯이
이끼 낀 돌담마다
아물지 못한 아른아른
구름에 가린 낮달 같은 애절한 넋이여!
뒷담 벼락 앞에 자리를 틀까,
댓 닢에 구르는 빗소리를 들으며
애달프도록 기다리다 화석花席이 된 네,
한탄에 겨워 핏빛 눈물샘 오롯이 피었더라
Nocturne(야상곡 녹턴) - Secret Garden
'詩篇(推敲)詩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불꽃놀이 / 2- 98 (1) | 2023.10.28 |
---|---|
시월의 하얀 구절초 / 2- 97 (1) | 2023.10.28 |
가을 소곡(推敲) / 2- 95 (0) | 2023.10.03 |
메아리(에코Echo) / 2- 94 (0) | 2023.10.03 |
귀엣소리 / 2- 93 (1) | 2023.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