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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상사화(推敲) / 2- 96

by 淸草배창호 2023. 10. 19.

상사화(推敲) / 淸草배창호


일은 가을의 이맘때면 유정幽靜의 접싯불처럼
소로소로 귀뚜리 울어대는
슬픈 언약이 꽃술에 아롱아롱 매달린 체
가물가물 전설을 피우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이제나저제나 오직 당신이지만
곤비한 달빛에 문드러진 가슴 한쪽
비바람에 씻겨 갈 은혜를 차마 어쩌지 못해
토혈을 쏟은, 생의 불꽃을 지피는 상사화!

어긋난 편린片鱗이 상흔을 파고들듯이
이끼 낀 돌담마다
아물지 못한 아른아른
구름에 가린 낮달 같은 애절한 넋이여!

뒷담 벼락 앞에 자리를 틀까,
댓 닢에 구르는 빗소리를 들으며
애달프도록 기다리다 화석花席이 된 네,
한탄에 겨워 핏빛 눈물샘 오롯이 피었더라

Nocturne(야상곡 녹턴) - Secre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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