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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의향기/가을의 詩編

가을 불꽃놀이 / 2- 98

by 淸草배창호 2023. 10. 10.

가을 불꽃놀이 / 淸草배창호

 
축제로 얼룩진 햇빛을 지고 나간 후
음각된 낮달을 옆구리에 낀
가을이 저만치 왔다는 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욕망으로
울긋불긋 심장까지 개봉하여 고백하는

불꽃처럼 일고 있는 행간마다  
절절한 사연들이 차고 넘쳐서
저마다 달궈진 본연本然의 본능을
속물로만 여겼기에 뚝, 시침 떼고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 차마 몰랐습니다

골짜기마다 꽃 이리를 빗댄 노을이 
다가올 석별을 예감하는데도 
호젓한 단풍놀이의 포물선은  
가지마다 가랑가랑 스며든
선들바람에 옷깃을 세웠으니

변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가을을 타는 것이 아니라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어둠을 끌어당길
밤바다처럼 제 몸을 태우고 말 
찬 서리가 우수憂愁의 결구를 늘어놓습니다

 

Lee SoJung - I'm Here (2022, Why Her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