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推敲) / 淸草배창호
일은 가을의 이맘때면 유정幽靜의
접싯불을 밝히며 귀뚜리 울어대는
슬픈 언약이 꽃술에 아롱이 매달린
태곳太古 적 무량한 그리움을 피웁니다
이제나저제나 오직 당신이지만
곤비한 달빛에 문드러진 가슴 한쪽
비바람에 얹힐 그 길을 차마 어쩌지 못해
아낌없이 토혈을 쏟은 생의 불꽃을 지피는 상사화!
어긋난 편린片鱗이 상흔을 파고들듯이
이끼 낀 돌담마다
아물지 못한 깊은 은혜 아른아른
구름에 묻힌 낮달이 된 애절한 넋이여!
뒷담 벼락 앞에나 자리보전할까,
소로소로 댓 닢에 구르는 빗소리를 들으며
애달프도록 기다리다 화석花席이 된
한탄에 겨워 핏빛 눈물샘 오롯이 피었더라
Nocturne(야상곡 녹턴) - Secre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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