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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의향기/사랑의 詩房

메아리(에코Echo) / 2- 94

by 淸草배창호 2023. 9. 12.

메아리(에코Echo) / 淸草배창호


철썩이는 파도의 애환을  어찌 알겠나 마는
외로움은 하마 벗을 때도 되었건만
통속의 바다를 향하는 열정 하나만 믿고
꿈은 늘 아름다운 거라며
낯익은 앞만 보고 낯설게도 묵묵히 왔다

깊은 강물은 사색을 즐길 줄 아는데
꽃비가 내리는 환영幻影만 보이는 까닭을
누군가는 몹쓸 병이라 말하지만
닳도록 푸른 꿈을 헤집고서
스산한 노을에 어이 어스름을 품으라는 가

물보라의 절규가 바위벽에 흉터를 내듯이
지친 눈길 닿는 곳마다 닿을 듯 말 듯,
기척만으로도 저리는 아픈 메아리라는 걸
휑한 창호에 산그늘 번지듯
신열을 앓고 있는 허허로운 설은 몽돌아


"에코Echo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숲의 요정. 
나르키소스를 사랑하였으나 거절당하자 
슬픔으로 몸은 없어지고 메아리가 되었다고 한다"

Claude Valade - Viens T'etendre Au Creux De Mes B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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